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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생각]배 부른 기자와 배 고픈 기자

지역의 한 어르신이 이런 말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날 뛰는 망아지와 같아 위험한데 도와 줄 수 있겠느냐고. 그러면서 천성은 착하다고 했다. 하지만 천성이 착하다는 것에서 간과한 것이 있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말을 퍼트리는 것을.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주인도 알아보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배 고픈 기자와 배 부른 기자 이야기를 해야겠다. 힘들게 힘들게 현장에서 취재를 하는 기자가 있다. 자존심 하나만 갖고 있다. 많은 생각을 하며 자신이 쓴 기사가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올지를 고민한다. 잘못이 없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툭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경우 같은 일이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위 사례에서 배가 고팠던 기자가 우여곡절을 겪고 조금 풍족해져 변하게 되면 배 부른 기자가 된다. 그렇지 않고 변하지 않으면 배 고픈 기자로 남는다. 그리고 지나면서 배 고픈 기자와 배 부른 기자의 기사는 달라진다. 기름칠을 했다는 표현을 하게 되는 순간이다.

기름칠이 된 배 부른 기자는 금욕에 빠져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오로지 그 방향만을 보게 된다. 이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홍보를 해 주는데 몰라준다고 투덜댄다. 동네방네를 돌아다니며 떠들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잘 보이라고 과시를 한다.

특히 배 부른 기자가 되면 놓치는 것이 많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좁다.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고 있어 문제의 뒤에 숨어 있는 면을 바라보지 못한다. 그리고 쉽게 이용을 당하고 위기에 봉착하면 자신이 도와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금전 또는 향응을 이용한 조종에 놀아난다.

배 고픈 기자는 다르다. 기사를 쓰면서 언제든지 좋든 나쁘든 휘말릴 수 있는 상황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중립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 한다. 금욕에 빠져드는 것을 두려워 한다.

배 부른 기자와 배 고픈 기자가 싸우면 배 부른 기자가 이긴다. 이유는 간단하다. 금욕에 사로잡혀 있는 자신의 세력들이 도와주기 때문이다. 반면 배 고픈 기자는 힘들고 어렵게 버텨야 한다.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가 있어 쉽게 도움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남는 것은 있다. 기자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사실과 객관적 기사를 썼다는 인정을 받는다.

배 부른 기자의 말로는 없다. 있다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와줬던 사람도 손바닥 엎듯이 배신을 한다. 이것이 살아남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정민 기자  com4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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