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그랑 편집장의 주저리 주저리>

2010년 1월 서울에 100년 만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대중 교통수단인 버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매서운 동장군이 내려와 한파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수도가 동파되고 전기가 끊어지는 상황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이것은 그런대로 눈감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뉴스에서 본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국철 기간을 운행하는 수원에서 출발한 전철이 추위에 문이 얼었다고 프랭카드로 열린 문을 가린채 질주를 한 것입니다.

전철내 승객들은 추위보다 문을 열고 달리는 전철 안에서 떨어져 죽을지 모르는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관계자들은 핑계만 대고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 목숨을 아주아주 우습게 여긴 것이지요. 더욱 가관인 것은 그 핑계가 제대로 통했다는 것입니다.

대중교통의 절대적 강자 전철이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가운데 버스가 다니는 도로는 어땠나요. 서울시는 갑자기 쏟아지는 폭설에 염화칼슘을 뿌렸지만 한파로 인해 눈을 녹이지 못했다고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을 냈는데 이것이 또 통했습니다.

염화칼슘은 눈이 아무리 많이 오더라도 최소 6시간에서 최대 8시간 동안 쌓이는 눈을 녹일 수 있다고 제설 작업 관계자가 말하더군요. 황당한 것은 염화칼슘이 어떻게 된 일인지 쌓인 눈을 녹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왜 녹지 않았을까요.

실제로 폭설 현장에서 사용된 염화칼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상하게 눈 위에 뿌렸는데 녹기는 커녕 내리는 눈과 궁합이 맞아 똘똘 뭉쳐졌습니다. 그런데 한 지자체에서 염화칼슘은 내린 눈을 살살 녹여 사고를 유발 시키지 않았습니다.

염화칼슘을 사용하는데 어디는 녹고 어디는 녹지 않으니 이상하지 않습니까. 구입한 염화칼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요. 불량품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불량품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가 설마 설마하던 것이 눈 앞에 벌어지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이것이 100년 만에 서울에 내린 폭설로 나타난 황당무개한 모습들이었습니다.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전철이 승객의 안전을 뒤로하고 문을 열고 달린 상황과 폭설로 염화칼슘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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