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신초등학교가 3·1독립만세운동 광명지역발생지라는 것을 알리는 비석.

국토해양부는 지난 23일 광명시흥보금자리주택지구 지구계획안 수립에 학교철거가 계획되어 있는 학교(안서초, 온신초)에 동문회 및 학부모 의견사항을 조회한다는 공문을 광명교육청에 보내 29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했다.

이에 광명교육청(교육장 고종성)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공문을 받아 학교에 전달했다"며 "짧은 기간동안 의견사항을 모아 경기도교육청에 보냈다"고 했다.

국토해양부에서 교육청에 보낸 공문은 경기도교육청과 광명교육청을 상대로 소위 장난을 쳤다. 국토해양부는 방학기간을 이용해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으로 반대의견이 최대한 적게 나올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같은 국토해양부의 공문에 광명교육청 관계자들이 완전히 놀아난 꼴이 됐다. 이들은 상위기관에서 보낸 공문이라며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각 초등학교장에게 이 공문을 보낸 것. 학교장과 학부모운영위원회는 긴급회의를 하고 짧은 기간에 반대의견을 서명을 받아 교육청에 보냈다.

이와관련 광명교육청 관계자들은 공문 반려라는 1차적 방어를 하지 못했다. 이들은 초등학교가 방학기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초등학교에 보내 의견을 제출토록 한 것. 특히 자신들도 방학기간에 학부모와 동문회 의견을 받는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1차적인 책임을 지지않기 위해 초등학교에 보내는 어리석은 행정을 취한 것이다.

광명교육청 관계자들은 방학기간에 동문회와 학부모의 의견을 3일만에 어떻게 받을 수 있느냐며 돌려보냈어야 한다. 특히 온신초등학교가 역사와 전통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3·1독립만세운동 광명지역발생지라는 사실을 알리며 국토해양부의 막돼먹은 공문에 반박을 했어야 한다.

또한 온신초등학교는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교내에 한국의 야생화를 200여종 가꾸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 및 교사들에게 현장 교육을 하고 있다.

온신초등학교의 이러한 현황을 알고 있는 광명교육청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문만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 고종성 광명교육청 교육장(사진=교통캠페인 참석했을 때 모습)

3·1독립만세운동 광명지역발생지를 보존하고자 노력해야 할 교육청이 유적비를 옮기면 된다는 무사안일주의에 사로잡힌 태도에 온신초등학교 학부모와 동문회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확연하다.

이와관련 고종성 교육장은 "아직 온신초등학교가 철거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의견을 수렴해 전달한 것이 전부"라며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광명교육청 관계자들은 광명시에 있는 초중등학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상위기간의 명령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르는 것만이 상책은 아니다. 특히 전통과 역사가 존재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보호할 책무가 막중하다. 이번 국토해양부의 철거 공문 안내를 소홀히 다룬 것으로 온신초등학교가 존폐의 위기에 처한다면 광명교육청은 지탄을 면치 어려울 것이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저작권자 © 미디어광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