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마다 졸업식을 치르는 모습은 여러가지로 보여졌다. 넓은 운동장에 선생님, 부모님, 언니, 누나, 오빠, 동생 등이 꽃다발을 들고 서서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봤다. 이런 졸업식 풍경이 변하고 변해 올해는 경찰이 단속하는 가운데 치러졌다.

특히 운동장에 학생들이 모두 모여 눈을 맞으며 시작하던 모습은 사라졌다. 교내에 마련된 강당에서 졸업생들만이 참석해 치러지는 모습에서는 이별이라는 애틋함과 정을 느끼지 못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라는 졸업식 노래는 생략됐다. 떠나는 인사를 하는 졸업생 사은사에서도 학생들의 흐느낌과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졸업식 행사가 끝난후 교실로 돌아가 담임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를 하던 모습도 없었다. 강당에서 졸업식 행사가 끝나자 너도나도 집으로 향했다. 달라진 졸업식 풍경의 생경한 모습에 허무함과 쓸쓸함이 동시에 다가왔다.

▲ 졸업식이 치러지던 운동장은 주차장으로 변신...

요즘 졸업식은 달라도 정말 달랐다. 함께했던 친구들과의 헤어짐은 디지털기기가 대신하고 있어 슬픔과 아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졸업식에서 볼 수 있는 선후배간의 격식도 사라졌다. 지난 몇년 언론과 방송에 노출된 과격한 졸업식 뒷태가 건전했던 졸업식 문화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하나의 문화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자리잡힌 문화를 사라지게 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광활한 하늘아래 넓은 운동장에서 옆 반의 친구들과 졸업식을 지켜보는 부모님과 가족 및 이웃사촌들의 모습을 둘러보며 치러지던 것이 없어졌다.

강당에서 치러진 졸업식의 경우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고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하는 심리적인 작용을 일으킨다. 반면 탁트인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경우 시야가 넓어지고 숨쉬기가 원활해져 여유가 생긴다.

학교 운동장은 다양한 용도로 쓰여진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게하는 것이 졸업식과 입학식이다. 요즘 졸업식은 강당에서 치러지는 관계로 운동장은 주차장으로 변신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넘어가면 그만인 졸업식이다. 갖가지 변화 속에서 졸업식 풍경도 변했다. 그렇지만 남겨지고 지켜져야 하는 것이 있다. 학창시절을 마무리하는 졸업식이 남겨지고 지켜져야 할 문화라고 생각한다. 좋지 못한 모습을 정화해서라도.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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