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의 소망은 단순하다. 학교에서 물 반장을 하는 것이다.

아이큐 60의 아이 동구는 학교에서 내놓은 아이. 누구하나 동구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동구를 맡고 있는 담임 선생님도 동구를 달갑지 않게 여긴다. 특히 시험을 보는 날이면 동구를 학교에 오지 못하게 한다.

▲ 영화 '날아라 허동구'에서 동구와 허사장

이런 환경을 극복하는 동구의 모습은 순수하기만 하다. 학급 친구들에게 물을 나눠주는 그의 모습은 행복하다. 그런 어느날 동구의 짝은 동구 모르게 주전자에 개구리를 넣어 버린다. 이후 교실에서 주전자는 사라지고 생수통이 들어와 동구의 유일한 행복이 사라진다.

물 반장의 기쁨이 사라진 동구에게 희망이 보인다. 학교 야구부. 야구부 주전자 당번이 된 것. 야구부에 들어간 동구는 본연의 행복한 웃음을 찾는다. 또한 자기를 싫어하던 짝과 친한 사이가 된다. 짝은 시험을 보는 날에도 동구를 나오게 한다.

영화 '날아라 허동구'의 간단한 내용이다. 이 영화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오늘날의 학교 현실과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이의 모습을 통해 잔잔한 감동이 있지만 시사하는 바는 날카롭다.

▲ 동구를 난처하게 만드는 반 아이들

장애아는 학교에 등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풍토를 볼 수 있었다. 약한 장애아의 편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학교 선생님도 장애아에 대한 배려보다는 반 학생들 부모의 입김에 좌우되는 모습을 비춰졌다.

쉽게 장애아를 외톨이로 보는 사회 풍토를 보여준 영화다. 그런 장애아의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도 모자라 학교 등교도 못하게 하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에서 동구는 단지 아이큐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다. 왕따를 당하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의 꿈을 빼앗는 다는 것.

동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친구는 동구의 짝. 짝도 건강이 좋지 않다. 달리기를 할 수 없다. 심장이 약하기 때문. 그러나 공부를 잘한다. 이것 하나로 짝은 반 아이들에게 소외되면서도 인정을 받는다.

▲ 동구의 유일한 희망이 된 야구

영화 '날아라 허동구'는 80년대 영화 '병아리들의 잔치'를 떠올리게도 한다. '병아리들의 잔치'는 야구부원들의 단합해 우승을 하는 과정을 그렸다. 동구가 야구부에 들어가면서 희망을 찾고 꿈을 실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병아리들의 잔치'와 비슷하다.

동구는 야구부원에 들어가서 짝으로부터 번트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눈높이에 맞춘 짝의 학습방법이 눈에 띄는 장면이다.

이와같은 영화 '날아라 허동구'는 모처럼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면서 학교 선생님들이 눈여겨 봐야 한다. 또한 학부모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편견을 버려야 한다. 내 아이만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동체 속에서 아이들이 서로서로 위해주는 것을 찾게 해야 한다.

요즘 너무나도 이기적인 문화가 주류를 이루다 보니 타인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 '날아라 허동구'는 배려는 물론 이기적인 시각을 버리기를 바라고 있다 할 수 있다.

온 가족과 학생, 교사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날아라 허동구'는 26일 개봉돼 절찬리에 상영중이다.

사진제공:쇼박스(주)미디어 플렉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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