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역이 어수선한가 봅니다.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니 뭐라고 말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이상한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똥 싼 놈이 성내고 다닌다고 합니다. 구린내는 풀풀 풍기면서 말이지요. 이 말을 들으니 스쳐지나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길을 가다 일어난 일 입니다. 얘기는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손을 잡고 시청 언덕 길을 걸어 갑니다. 언덕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똥이 있는 것을 보고 아이가 밟고 지나가려 하자 엄마가 얼른 손으로 채이며 "밟으면 안돼"라며 안고 피했습니다.

아이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엄마를 보며 울먹거립니다. 그러자 엄마는 아이에게 "똥을 밟으면 신발에 묻고 더러운 냄새가 나요. 엄마가 그래서 안은 거에요"라고 말합니다. 아이는 "왜 똥을 밟으면 더러운 냄새가 나요"라고 물어 봅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 지 난감한 엄마는 "새 신발에 흙이 묻으면 더럽지요", 아이의 대답이 이어 집니다. "네"라며 크게 외칩니다. 엄마는 또 "먼지는 휴지나 손으로 털어내면 괜찮지요", 아이가 또 큰 소리로 "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엄마는 "새 신발에 묻은 똥을 치우려면 손으로 할 수 있어요"라고 하자 아이는 얼굴을 찡그리며 "아니요"라고 말합니다. 엄마는 "그래요, 그래서 밟으면 안돼서 엄마가 안아서 피한거에요"라고 말하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환하게 웃습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앞으로 똥을 보면 피해서 가야 해요"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아이는 큰 소리로 "네~" 하면서 엄마의 손을 잡고 깡총깡총 뛰면서 갑니다.

엄마와 아이의 대화는 참 의미하는 바가 많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처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아이에게 참 교육을 보여줍니다. 아이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을 하는 모습이지요.

우리나라 속담에는 이 똥과 관련한 속담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똥구멍으로 호박씨 깐다' '똥 누러 갈적 마음 다르고 올적 마음 다르다' '똥 싼 놈이 성낸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똥 싼 주제에 애화타령 한다' 등 다양 하지요.

이러한 속담 가운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와 똥 싼 놈이 성낸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등이 가장 많이 우리네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같은 속담에 꼭 어울리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어디인지는 말해주지 않네요. 그냥 더러운 똥이니 어울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합니다. 그래야 겠습니다. 더러운 똥이 보이면 스쳐지나가면 그만이고 밟을 것 같으면 폴짝 뛰어서 넘어가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엄마의 가르침은 언제나 어느때나 살아 있습니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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