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만져봐" "촉감이 정말 부드러워"라고 부모가 말한다. "무서워, 꼭 잡고 있어야 돼요"라며 여학생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살짝 만지고 기겁을 하고 도망간다. 이 모습은 공주 파충류 체험관을 찾은 가족이 파충류 가운데 뱀을 직접 만져보는 상황이다.

▲ 공주 파충류 곤충 체험관에서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비단뱀(사진=파충류 곤충 체험관)

지난 30일 오전 '공주 파충류 곤충 체험관'(관장 노익희, 이하 파충류체험관)에는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관람을 시작했다.

'파충류체험관'은 충청남도 공주시 이인면 복룡리의 옛 복룡초등학교에 자리를 틀었다. 학생들이 공부를 했던 교실을 1관부터 7관까지 나눠 관람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파충류 70여종, 양서류 30여종 등 총 100여종의 생물과 나비 곤충표본 400여종과 살아있는 곤충류를 전시, 아이들에게 친근한 자연학습장 분위기를 연출해 잊을수 없는 산교육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 공주 파충류 곤충 체험관에서 볼 수 있는 이구아나(사진=파충류 곤충 체험관)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은 파충류로 구분된 다양한 뱀들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특히 2m에 달하는 뱀을 친구 몇 명과 함께 어깨에 올려놓거나 무릎에 앉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그동안 혐오스런 동물로 인식됐던 것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파충류체험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처음부터 뱀이나 곤충류를 만지는 것이 아니다. 동물사육사의 설명을 듣고 만지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야 만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뱀에 대한 무서움과 징그럽다는 인식을 조금이나마 떨쳐버리는 계기가 된다.

또한 구슬점토만들기, 찰흙만들기, 파라핀 손만들기, 천연비누만들기, 나무곤충만들기 등을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어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하루 평균 300-500명이 다녀가는 파충류체험관은 주말이면 관람객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인근 지역에서 입소문으로 전해듣고 주말나들이를 하는 것이다.

▲ 공주 파충류 곤충 체험관에서는 뱀은 직접 팔에 올려 놓고 자세히 볼 수 있다(사진=파충류 곤충 체험관)

이같이 입소문을 듣고 파충류체험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정표가 없다는 것이다. 노익희 관장의 핸드폰과 사무실에 길 안내를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에 노익희 관장은 "체험관을 찾아 오시는 관람객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국토해양부에 이정표를 설치 할 수 있도록 건의를 하고 있다"며 "박물관으로 등록되면 문제가 해결 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노익희 관장은 "파충류체험관이 오는 3월 박물관으로 허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 폐교를 인수해 파충류 체험관으로 만들었을 때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관심을 많이 가져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과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느끼는 것은 체험학습에서 매우 중요하다. 체험관에 있는 뱀들은 사육사에 길들여져 위험요소가 없다. 그렇지만 그동안 무서움의 대상으로 알려지다 보니 미리 겁부터 먹고 만지려 한다. 여기서 체험의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했다.

한편 파충류체험관(http://gongjureptilia.com)은 지난 1964년 문을 연 복룡초등학교가 농촌의 인구 감소로 인해 3112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2007년 3월 1일 폐교가 된 곳으로 작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노익희 관장은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에 '체험관'을 만들어 지역주민들에게는 학교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 했다"며 "비록 아픔이 있지만 학생들과 어른들에게 폐교가 좋은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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