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자리 실밥이 터지지 않게하는 '휘갑치기'를 하지 않아 실밥이 터져버린 선거 홍보물 '현수기'

오는 4월 8일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경기도 전역에서 치러지는 가운데 광명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홍보용으로 도로 가로등에 걸어놓은 현수기에 대해 시민이 지적을 했다. 지나가던 시민이 툭 던진 말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가면 그만이다.

이 시민은 거리에 설치된 경기도교육감 선거 홍보물을 바라보며 "어떻게 저렇게 만들지. 걸린지 얼마나 됐다고. 제대로 만들어서 끝날때까지 보기 좋게 해야지. 교육감 선거를 알리기만 하면 된다는 안이한 태도"라고 말하며 길을 재촉했다.

실제로 시민의 말을 듣고 살펴본 '현수기'는 가장 자리가 실밥이 터져 올이 풀어져 지저분했을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시민의 지적에 따라 간판 및 현수막을 제작하는 한 관계자에게 물어본 결과 그는 "대량으로 만들어서 빠른 시일에 설치를 하다보니 마감처리를 하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휘갑치기(가장 자리가 풀리지 않게 하는 작업)를 안해서 풀림 현상이 나온다"고 했다.

▲ 도로 가로등에 설치된지 얼마 안된 경기도 교육감 선거 홍보물 '현수기'가 실밥이 터져 너덜너덜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광명선관위 관계자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경기도 다른 지역에 가보셨어요. 그곳은 어떻던가요. 일산은 설치한지 3일도 안돼 실밥이 풀려 너덜대던데요"라며 "몇몇 설치된 홍보물에서 실밥이 터져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각해 보세요. 며칠사이에 비도왔고, 지금처럼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 실밥이 터질 수 있다"면서 "힘들게 설치하면서 다닌 것은 생각해 주지 않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또한 그는 기자가 요구한 '현수기' 1장 가격에 대해서는 공개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기자가 알아본 가격에 대해 오히려 문제를 삼았다. 기자가 알아본 것은 가장 좋은 것으로 했을 때 15,000원 정도했다.

그러나 광명선관위에서 설치한 '현수기'는 '휘갑치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12,000원이 넘기 힘들다. 특히 선거 홍보물은 대량 주문이기 때문에 1만원대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이러한 관계자들과는 달리 광명선관위 관계자는 "현수기는 1-2만원대다. 그리고 지난 3월 9일부터 설치됐다. 현재 20일 정도 됐는데 실밥이 터질 수 있지 않느냐"며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광명시에는 '현수기'가 총 400매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기자가 알아본 15,000원대의 현수기라면 총 600만원의 설치비용이 든다. 그렇지만 광명선관위에서 설치한 현수기는 휘갑치기 및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실사 현수막으로 대량 주문이기 때문에 가격이 뚝 떨어진다.

현수막 제작 관계자의 말대로 1만원 밑으로 떨어졌을 것을 가정하고 최하가격 7,000원을 적용한다면 280만원이라는 설치비용이 나온다. 기자의 수치와 무려 320만원 차이가 난다.

결국 광명선관위가 밝힐 수 없는 입장에서 일반적인 가격 12,000원으로 했을때 480만원이라는 설치비용이 든다. 즉, 광명선관위가 현수기 설치 관련 비용을 공개하지 못한것은 2개의 계산서를 썼다는 추측을 할 수 있게하는 대목이다. 또한 설치 업체를 밝힐 수 없다는 것이 더욱 의심을 사게하고 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현수기 가격을 왜 공개를 해야 하느냐며 오히려 기사를 통해 피해가 있을시 언론중재위원회에 알리겠다는 말을 했다. 취재 협조가 아닌 취재 거부를 한 광명선관위가 협박(?)을 한 꼴이다.

쉽게 지나치는 선거 홍보물을 통해 드러난 것은, 선거에 있어서 투명성이 보장되야 하는 선관위가 오히려 선거 홍보물 관련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면서 비리 의혹을 생각하게 하는 태도였다.

결론은 하나다. 선거와 관련 경기도선관위와 각 경기도 지역 선관위에 전면적인 현수기 설치상황과 설치비용을 공개를 해 의혹을 불식시키는 것이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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