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벼 수확을 하고 있는 농부가수 김백근씨

17일 벼 수확을 하고 있는 농부가수 김백근씨의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벼 수확을 하고 있는데 논 한 가운데 너구리 집이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김백근씨는 콤바인 잠시 꺼두고 기다리겠다며 오라는 말을 남겼다. 도심에서 너구리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고 사진 장비를 챙겨들고 한 걸음에 달려갔다.

▲ 논 한가운데 집을 짓고 있다가 벼 수확을 하는 트랙터 소리에 놀라 도망쳐 나오는 첫번째 너구리

반갑게 맞아준 김백근씨는 콤바인 소리에 놀래서 허둥대는 너구리들이 산 쪽으로 달려갈테니 그 쪽에서 기다렸다가 찍으라고 알려줬다. 수확이 끝나갈즈음 덩치가 큰 너구리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 나왔다. 곧이어 두 번째 너구리, 세 번째 너구리가 연이어 인근 야산을 향해 질주했다.

▲ 트랙터가 점점 가까워지자 두번째 너구리가 쏜살같이 도망가고 있다.

김백근씨는 "이곳에는 두꺼비, 맹꽁이, 솔부엉이, 솔개, 백로, 재두루미, 청설모, 다람쥐, 누룩뱀, 너구리 등이 서식을 하고 있다. 특히 솔부엉이와 맹꽁이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환경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덩치가 큰 너구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삵'도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번째 너구리가 도망쳐 나와 인근 야산으로 질주하고 있다.

한편 그는 "보금자리지구로 이곳이 들어가 있다. 보금자리로 인해 이곳 환경이 파괴될 위험에 처했다. 좋은 환경으로 인해 서식하고 있는 동물들이 멸종될 위기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며 안타까운 말도 전했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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