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약속(約束)'이라는 말을 한다. 문서 이용과 새끼손가락을 거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다. 노래로도 표현을 한다. 고 김현식은 ‘추억만들기’를 통해, 핑클은 ‘영원한사랑’을 노래 부르며 마지막 부분에서 새끼손가락을 보이며 ‘약속해줘’라고 한다. 이렇듯 약속을 표현하고 있다.

약속(約束)은 국어사전에서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약속이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약(約)은 맺다, 약속, 맹세하다, 간략하다, 기약하다, 구속하다, 검소하다 등의 뜻을 갖고 있다. 풀어보면 사(絲, 실사)와 작(勺, 구기, 적을 작)으로, 작(勺)은 다시 포(勹, 쌀 포)와 주(丶, 점 주)로 나눌 수 있다.

쌀을 담는 쌀 포대를 보면 실처럼 가는 것으로 얼기설기 이어서 새지 않도록 만든다. 크기도 다양하다. 요즘은 핵가족에 맞도록 1kg, 5kg, 10kg, 20kg, 40kg, 80kg 등 구분해서 쌀을 담아두고 있다. 이러한 크기의 쌀 포대에 작은 점을 하나 찍었다고 했을 때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찾기 힘들다.

속(束)은 묶다, 약속하다의 뜻으로 목(木, 나무 목)과 구(口, 입 구)로 나눌 수 있다. 수많은 말을 사람들과 만나면서 토해낸다. 그것을 나무로 묶는 것이 속(束)이다. 즉,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한다.

이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 약속이다. 그런데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이 한다. 가볍게 여기고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특히 말로 하는 약속일 경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방법을 흔하게 쓰고 있는 부류가 있다. 위정자들이다. 위정자들은 다양한 선거공약을 시민들 앞에서 다 해줄 것처럼 뱉어내면서 약속을 서슴없이 한다.

약속(約束)이라는 단어는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보이지도 않을 작은 점을 쌀 포대에 찍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가볍게 여기는 것은 믿지 못하게 만든다.

한번쯤 돌아보자. 내 자신이 얼마나 약속이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입버릇처럼 내뱉고 있는지.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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