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동부새마을금고에서 '펀 노래교실'을 하고 있는 트로트 가수 피터팬(본명 김용희).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이면서 가수로 활동하는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동백아가씨의 작곡가 백영호 선생의 마지막 제자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은 대중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역 가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에서 끊임없이 활동을 하고 있다. 트로트 가수 피터팬의 파란만장 2막 인생을 2회에 걸쳐 다룬다.(편집자주)

▲ 광명동부새마을금고에서 '펀 노래교실'을 하고 있는 트로트 가수 피터팬.

이후 1997년 푸른환경예술제 기획팀에 참가하면서 두번째 계기를 맞는다. 가수 박혜경씨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무대에 서고 싶다는 충동이 솟아오르면서 노래에 대한 욕망이 커지게 된다. 노래에 대한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종교단체에 들어가 사회봉사를 하는 틈틈이 문화행사시간에 트로트를 불렀다.

이렇게 사회봉사를 하던 중 종교단체에 시인겸 작사가 한 분이 동백아가씨를 작곡하신 고 백영호 선생님과 만나게 되는 행운이 자신에게 찾아온다. 배호가요제에 참가해 인기상을 받으면서 눈에 띄게 된 것. 백 선생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10명의 제자를 거둬 3차례에 걸쳐 테스트를 한 후 3명이 남기는데 최종 피터팬이 남았다.

피터팬은 백영호 선생과 1년을 함께 살면서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 연습을 하면서 본격적인 가수 수업을 쌓게 된다. 당시 백 선생은 "용희는 다른 가수보다 코믹하고 재밌으니까 그런 노래를 주고 싶다면서 코믹한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했단다.

백 선생은 피터팬에게 '월급을 올려 주세요'와 '화끈한 사랑'이라는 곡을 주게 된다. '월급을 올려 주세요'는 원로가수 두 분에게 갔지만 이 분들이 작고하면서 피터팬에게 왔다.

피터팬은 백영호 선생의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병환으로 쇠약해지신 몸으로 마지막 제자인 자신을 통해 온화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이다. 특히 노래연습을 하러 집으로 가면 이브자리에 누워계시다 나오셔서 마이크셋팅까지 손수 해주시고, 연습이 끝나면 마지막 제자 피터팬과 아구찜을 꼭 먹었다고 한다.

엄격하신 백 선생은 마지막 제자 피터팬에게는 다정다감하면서 온화한 모습으로 반기며 대해 주셨다. 피터팬은 이런 백영호 선생님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한다. "중환자실에 계실 때 찾아뵙지 못한 것이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며 말문을 열지 못했다.

백영호 선생님과 헤어지고 피터팬은 가슴에는 가수에 대한 열정을 담고 카드회사 채권추심 영업, 꽃가게, 현대자동차 영업사원 등 사회생활을 한다.

그는 결혼과 함께 끝없는 추락을 했다고 돌아봤다. 아내에게 몹쓸 말도 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고 한다. 결혼 후 한강을 두번 찾았다. 처음에는 자신이 현실을 외면하는 모습이 비겁하다는 생각을 하고 돌아왔다. 두번째는 무턱대고 뛰어내리고 싶었단다. 이때는 자신은 할 수 있는데 '희망'이 없다는 자신감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 피터팬의 인생 2막 이야기는 18일에 이어집니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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