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1박2일을 하차한다는 소식에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국민 MC라는 호칭을 들으며 인기를 누리는 그의 하차에 KBS와 멤버들은 뒤숭숭한 상태일 것이다.

1박2일은 2007년 8월 5일 첫 방송을 탔다. 강호동을 중심으로 이수근, 은지원이 4년동안 꾸준히 자리를 지키면서 김종민, 이승기, 엄태웅 등이 현재 동고동락을 같이 하고 김C, 노홍철, 지상렬, MC몽 등이 같이 했다.

KBS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맡은 MC 3인방들이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폐지된 가족오락관의 허참, 가요무대의 김동건 아나운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 프로그램은 장수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시청자들과 함께 웃고 울고하면서 세월을 같이 했다. 또한 이들은 연령대를 불구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았고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1박2일을 통해 강호동이 국민 MC라는 말을 들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가 4년을 같이한 멤버들을 떠나려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배신이라는 말까지 하면서 그를 잡으려 하고 있다.

위에 나열한 송해, 허참, 김동건 아나운서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MC라는 호칭을 듣고 그들이 아니면 보는 재미가 없다고 할 정도다. 잠시 다른 사람이 진행을 할 때는 진행의 맛이 구수하지 못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가요무대를 잠시 후배 전인석 아나운서에게 물려줬다 다시 진행하고 있다. 이때 전인석 아나운서는 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가요무대라는 프로그램이 주는 무게가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 무겁다.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말한바 있다.

사실 가요무대, 가족오락관, 전국노래자랑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프로그램들이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서민들과 함께 그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의 진솔함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기자와 알고 지내는 한 지인은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TV를 보는 재미가 있다. 강호동을 보면 거리낌 없이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강호동이 멤버들과 잘 조화를 이루며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강호동은 정상에 있을때 떠나려 한다고 한다. 즉 인기가 있을때 다른 곳으로 이동해 또 다른 인기를 누리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전국노래자랑의 인기는 사실 송해씨의 구수한 입담과 재치있는 진행, 출연자들과의 찰떡 호흡을 맞춰주면서 안정을 시키는 노련미가 한 몫을 하고 있다. 가요무대의 김동건 아나운서는 타고난 목소리로 좌중을 끌어들이는 흡입력 강한 대화다. 그의 진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목소리로 진행하는 것이다. 가족오락관을 진행했던 허참은 특유의 입담으로 출연자들을 망가지게 하면서 웃음을 끌어냈다.

현재 예능프로그램가운데 장수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것도 전국노래자랑과 가요무대에 불과하다. 이 시점에서 모든 연령층을 사로잡으며 일요일을 기다리게 한 1박2일의 터줏대감 강호동이 하차한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송해씨는 "인기와 돈을 좇다 보면 놓치는 것이 많다. 국민과 함께 오래오래 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을때 진정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다"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다.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이 1박2일을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힌 강호동의 사퇴에 들끓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 강호동이 그만큼 몸을 사리지 않고 프로그램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러나 27년을 하루같이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해 온 송해씨에 비하면 햇병아리에 불과하다.

송해씨는 전국노래자랑 예선과 본선에 항상 스탭들과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같이 다닌다. 그것이 국민 MC이면서 누구도 범잡하지 못하게 하는 자리를 만들어 줬다. 반면 강호동은 불과 4년만에 인기 절정의 순간을 맞으면서 터줏대감의 자리를 내놓으려 하는 것이다.

한 연기자가 "인기는 한 줄기 흩어지는 연기에 지나지 않는데 그것을 좇다보니 놓친것이 정말 많다"고 말한 기억이 떠오른다.

강호동도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그 심사숙고가 인기와 영예에 의해서라면 흩어지는 연기에 지나지 않을까 여겨진다. 정상에서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내리막과 오르막을 겪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인기는 사라질 수도 있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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