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종 과장.

지난 3월 어느날로 기억한다. 티베트를 다녀오면서 담은 수많은 컷을 모아 개인사진전을 한 도록을 보게 됐다. 눈이 확 트였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모습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어떻게 이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을수 있었을까. 주인공은 2009년 12월에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신비의 땅 티베트' 출판기념회 및 개인전을 가졌다. 현재 차량등록사업소장으로 있는 김유종 과장이다. 그를 만나 그가 다녀온 티베트의 이야기와 그의 사진속 세상을 들었다.

김유종 과장은 공직생활 33년과 함께 카메라 경력도 33년이다. 1979년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첫 월급을 받자마자 카메라를 샀다고 한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 충무로를 내 집 드나들 듯이 다녔다. 잡지를 사고 신문을 보면서 명소로 나온 곳은 복사를 해서 촬영장을 찾아 담았다. 허탕을 치기가 다반사였다.

그는 우리나라의 명소는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좋은 장소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준다. 혼자만의 비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사진가들과 혁혁하게 색다른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촬영하다 발견한 장소는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

김유종 과장의 경력중 최고의 상은 대통령상을 받은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매년 개최하는 대한민국관광사진공모전에서 2006년 제주도 해녀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당당하게 받았다. 이때 심사위원의 평은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두 명의 해녀가 서 있는 모습이 제주도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 2006년 대한민국 관광사진공모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유종 작 '해녀'(사진=본인제공)

이외에 자신이 사진에 소질이 있다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은 1996년 금상을 수상한 전국 세미누드 촬영대회 작품이다. 이때부터 그의 사진가 경력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1998년, 1999년 2년 연속 공무원 미술대전 특선, 2001 대한민국 관광사진공모전 금상, 2006 대한민국 관광사진공모전 대통령상, 2009 경기도 사진대선 특선 등을 수상했다.

또한 김 과장은 2007년 제7회 중국 핑요 국제사진대전 한국관 초대전, 2007년 광명지부 '님 가시는 길' 부스전, 2008년 '우리는 티베트로 떠난다' 초대전, 2006-2009년 '자연의 신비 100인 100경' 사진전 등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러한 그의 열정을 보여준 것이 '2009 신비의 땅 티베트' 개인사진전이다. 그는 티베트를 5회에 걸쳐 다녀왔다고 한다.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고 새로운 세계를 보면서 카메라에 하나하나 담았다.

티베트를 다녀온 그는 "우리나라는 천국이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티베트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배움이 없어도 배워야 할 곳"이라고. 티베트는 물질만능주의에 젖어있지 않다고 전한다. 순수한 그들의 생활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1960년대를 보는 것 같다는 것이다. 특히 티베트는 단일종교 불교를 믿고 있는 나라로 우리 모습과 비슷해 동족의 개념을 같고 있기도 한단다.

김유종 과장의 티베트 담기는 특별한 인연도 만들어 냈다. 이들이 행하는 의식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촬영할 수 있었는데 생을 끝내고 행해지는 의식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독수리들에게 바친다는 것. 이 얘기를 들으면서 영화 '코난'이 스쳐지나 갔다. 영화의 한 장면이 그의 얘기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33년을 함께 한 카메라는 그를 인생에서 버팀목으로 자리잡게 하기도 했다. 부인이 사업을 하다 부도를 맞아 일생일대의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카메라가 있었기 때문에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는 그는 "카메라로 촬영하는 순간 행복하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이것은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람만이 느끼는 것이다"고 말한다.

▲ 김유종 과장이 티베트 여행을 하며 담은 작품.(도록에서 촬영)

그의 33년 카메라 이야기 가운데 기막힌 에피소드 두 가지가 있다. 금강산 겨울 모습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해 촬영하다 생긴일과 경복궁 경회루 물안개 사진 촬영중 일어난 것은 그가 얼마나 사진애호가인가를 알 수 있다.

금강산 겨울 모습을 담기 위해 동호인 9명과 함께 찾은 금강산에서 북한 초병과 실랭이가 벌어졌다. 당시 망원렌즈는 허락이 안됐지만 광각은 허락을 받고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북한군 보초병과 싸움이 벌어진 것. 어느 한 곳을 보니 배경이 좋아 그곳에서 촬영을 하는데 보초병이 촬영을 못하게 막더라는 것이다. 이에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담아야겠다며 버티면서 실랭이 끝에 결국 담을 수 있었단다. 이때 출품한 작품으로 6명이 입선을 했다.

경복궁 경회루 물안개 사진 촬영은 간첩으로 오해를 받았다. 이곳의 물안개가 좋다는 소식을 듣고 새벽에 방문해 작가증을 보여주며 출입허가를 받으려 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았다며 출입이 안돼 작가증을 주고 무조건 들어가 경회루 전경을 담고 있는데 무전으로 연락하며 머뭇거릴때 함께 동행한 시 이발사와 경회루의 일출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단다.

▲ 2009년 12월 티베트 여행기를 담아 '신비의 땅 티베트' 개인사진전을 연 김유종 과장(사진=본인제공)

그의 33년 카메라 경력이 만들어 낸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다 적는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는 촬영할 때 귓가에 스치는 셔터 소리에 직감이 온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사진은 보여주기 위해 촬영해서는 안된다. 단지 보여주기 위해 촬영하는 사람이 많다. 사진은 오래되면 될 수록 어렵다. 피사체를 놓고 연구를 많이 하고 구도를 다양하게 잡는 것과 어디에 포인트를 줘야 하는지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카메라에 대한 자만을 갖지 말아야 한다. 촬영을 할 때 피사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카메라가 촬영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피사체를 잡을 때 고민을 많이 해야 좋은 모습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가 지금 준비하는 것이 있다. 2013년이나 2014년 전국을 다니며 촬영한 풍경사진을 정리해 '풍경사진 개인전'을 개최하는 것이다. 그의 렌즈가 표현하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그의 풍경사진전을 기대해 본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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