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깜짝 놀라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세상이 이 정도로 망가졌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지금도 당시 상황을 기억하면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네요. 어떻게 이렇게 변했는지 알 수가 없지만 이 글을 읽고 놀라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70세가 넘으신 어르신과 젊은 청년이 언쟁을 벌이는 것이 목격됐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려는데 젊은 청년의 말이 귀에 거슬려 잠시 지켜봤습니다.

젊은 청년의 말은 가관이 아니었습니다. 지하철 막말녀 사건은 수준이 한 단계 낮은 것이더군요. 이 청년은 어르신과 언쟁을 벌이면서 갖가지 입에 담기 힘든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데 속에서 무언가 조금씩 올라오더군요.

"아저씨, 요즘 10대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세요. 아저씨도 우리한테 그렇게 맞고 싶어요. 나이 먹었으면 다가 아니에요. 가만히 찌그러져 있어요"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곧이어 청년은 할머니께서 언쟁을 하기 싫어서 자네들 말 알아 들었으니 이제 그만 가라는 말이 끝나자 마자 "야 씨팔 개xxx년아 늙은것이 도망가냐"라며 말을 하더군요.

이 청년의 말은 이성을 잃게 하고 말았습니다. 운동가방을 내려놓고 청년을 어떻게 하려는데 경찰이 왔습니다. 어르신이 이 청년의 횡포에 못이겨 신고를 했던 것 입니다.

경찰이 왔는데도 이 청년은 안하무인이더군요. 돌을 집어 경찰을 폭행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경찰은 청년을 연행해서 구속해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고 하더군요. 오후늦게 알았지만 청년은 군 복무중인 단기사병이라더군요. 결국 이 청년은 헌병대가 와서 데려갔다고 합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을까요. 세상이 정말 무섭습니다. 청년은 술에 취해 있었지만 용서할 수 있을까요. 저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청년의 말은 지금도 귓가에서 또렷이 들립니다. 이럴때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이 있다'라는 말을 하지요. 그래서 순간을 참지 못하면 일을 저지르지요. 이때 법은 원인제공자에게 관대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원인제공자는 법의 입장에서 볼 때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정민 기자  com4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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