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미술품 경매에서 인기 화가 유작들이 최고가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 열린 한 오프라인 미술품 경매에서 고 박수근 화백의 유화 '빨래터'가 45억 2000만원에 낙찰돼 최고 경매가 기록을 세웠다.

박 화백의 유작 '시장의 사람들' 25억 원, '농악'이 20억 원, 그리고 작년 2월 '시장의 연인들'이 9억 1000만원, '노상'이 10억 4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자더(中國嘉德) 2007 춘계 경매'에서 중국의 유명화가 고 천이페이(陳逸飛.1948~1995)의 유화 '황하송(黃河頌)'이 4032만 위안(한화 약 48억7000만원)에 팔렸다. 이 작품은 1996년 홍콩에서 128만5000홍콩달러(한화 1억5300만원)에 팔렸던 작품.

이들의 작품이 이처럼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은 '작품성'과 유작이 갖는 '희소성'이 큰 역할을 했다. 작품성을 인정받는 화가의 유작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이들 작품에 미술품 투자자들이 향후 충분한 가격 상승이 예상돼 경쟁적으로 베팅을 하므로써 가격이 폭등하게 된다.

작품의 희소성으로 볼 때 월북화가 유고작을 구한다는 것은 막막하다. 이미 발 빠른 미술품 투자자들이 상당수 선점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해방 직후부터 1948년까지 서울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한 월북화가 고 길진섭 화백(1907-1975)의 작품 낙찰가가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의 유작 '금강산 배나무골(40x28cm, 325만원)', '금강산 온정리길(40x28cm, 450만원)', '금강산 돌다리(40x29cm, 635만원)'가 2배 가까이 오른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승인 하에 북측으로부터 월북화가의 유고작을 정식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포털아트 김범훈 대표는 "앞으로 북측과 협의를 거쳐 월북화가의 유작을 좀 더 도입해 우리나라 미술사를 복원하는 한편 미술품 투자자들의 투자의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포털아트에서 정식 수입 판매하는 월북화가로는 길진섭, 어순우, 김린권, 허영, 황헌영, 송찬형, 림렬, 림백, 림군홍, 김주경, 리순종, 리해성, 정온녀, 최도렬, 한상익, 서돈학, 정관철, 전순용 등이다.

김 대표는 "이들은 일제 강점기나 해방 후 한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조선미술전, 대한민국 미술전 등 최고 권위의 미술전에서 입상하거나 대학교수로 재직하는 등 뛰어난 작품 세계를 인정 받아온 화가들로 우리나라 미술사에서 뺄 수 없는 큰 족적을 남겼다"며 "지금까지 국내에서 형성된 월북화가 유작의 낙찰가는 앞으로 충분한 상승 여지를 갖고 있으며, 이들의 작품이 향후 재경매될 경우 최소 10배 이상의 가격에 팔릴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고 전망했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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