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시 제1선거구 경기도의원 김영면 예비후보 아내 차민종씨. 최근 남편의 편지를 받고 눈물을 훔쳐야 했다고 한다.

속이 끓어도 참아야 한다. 얼굴을 붉히면서 뭐라 말을 할 수도 없다. 그저 묵묵히 남편이 하는 모습을 바라봐야 한다. 속은 타들어가지만 차마 내색을 할 수가 없다. 무슨 말일까. 제6회 전국지방선거 후보로 출마한 아내들의 속마음이다. 후보로 뛰는 남편을 뒷바라지 하는 아내는 그저 말 없이 옆에 서서 바라볼 뿐이다. 예비후보들의 아내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는 쉽지 않다. 남편에게 누가 될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제6회 전국지방선거가 무공천에서 공천으로 선회하면서 후보자들이 경선에 들어가면서 속을 애태우고 있다. 광명시 제1선거구 경기도의원 예비후보로 일찌감치 등록을 한 김영면 예비후보가 자신을 알린지도 두 달이 다 돼 간다. 그가 움직이는 곳에는 아내 차민종씨도 함께 하면서 서로서로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힘이되어 주고 있다.

김 후보는 출마를 선언한 당사자인 만큼 힘들어도 말을 못하고 꿋꿋하게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지역구를 구석구석 찾아 주민을 만나 손을 잡고 인사를 한다. 그렇지만 아내 차민종씨는 쉽지가 않다. 혹여 남편을 돕는다고 나왔지만 옥의 티가 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 씨는 얼마전 남편으로부터 장문의 편지를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같이 살면서 힘들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무엇이 미안한지 부족하다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 남편 김영면 후보를 22년 동안 내조하며 힘을 실어주는 차민종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차 씨는 편지 이야기를 하면서 눈가가 촉촉해 졌다.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기려는지 잠시 고개를 돌려 숨을 고르면서 말을 이어갔다. 후보를 등록하고 하루하루를 주민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지역구를 다니고 집에 들어오면 몸은 녹초가 됐지만 피곤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한단다.

어느날 하루종일 명함을 돌리고 돌아와 정리를 하고 잠을 자는 모습을 보다 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한다. 허리 수술을 하고 난 후부터 피곤하면 두 다리를 쭈욱 펴고 자다가 한 쪽 다리가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는 것. 피곤하고 힘들다는 말은 없지만 자는 모습에서 남편이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차 씨는 말한다.

▲ 광명시 제1선거구 경기도의원 김영면 예비후보가 아내 차민종씨에게 보낸 편지.

"여보! 당신 참 많이 힘들지? 대부분의 아내는 평범한 남편을 만나 가족들과 오붓하게 살면서 행복을 만끽하는데 우리 부부는 잘나지도 못하면서 잘난척 하는 남편으로 인하여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으니 내가 당신에게 너무 미안하네요.(중략)

젊은시절에는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지금은 정치라는 것에 온 정신이 팔려 도와달라는 당신의 몸부림을 깨닫지 못하고 오로지 앞만보고 나만을 위해 살아왔으니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중략)

참으로 고맙고 감사해요 여보. 제발 오래 사세요. 내가 20년 이상 괴롭힌 건 나에게 돌려줘야지. 참 두서가 없네. 여보 사랑해."

잠시 편지를 보여준 차 씨는 "남편이 이렇게 힘들어 하는 지 몰랐어요. 이제부터라도 애교를 부리면서 힘들어 하는 남편을 가볍게 해 주고 더 열심히 내조를 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남편에 대해 차민종씨는 남편의 장점은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치켜 세웠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베푸는데 익숙해져 있다고 한다. 나눠주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어려우면 도와줘야 한다는 봉사정신이 투철하단다.

차민종씨는 남편 김영면 예비후보에게 "여보 사랑해요! 당신을 믿어요"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단다. 힘들어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떤 말보다 사랑한다는 말이 최고란다.

이정민 기자  com4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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