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I검사(사진=광명21세기병원)

평소 장시간 앉아서 업무를 보아야만 하는 전모(35) 씨는 2~3 년 전부터 만성적인 허리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였다. 처음 아프기 시작할 때는 1~2 시간 정도 앉아있어야 통증이 발생하였는데, 이후 점차 심해져서 이제는 10분만 앉아 있어도 허리가 불편해졌다. 6개월 전부터는 근처 의원에서 물리치료도 받고, 진통제도 복용하고, 한의원에서 침 치료도 받았으나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결국 척추 전문병원을 찾은 전씨는 허리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고 추간판 내장증, 섬유륜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추간판 내장증(內障症)이란 척추 뼈 사이의 구조물인 추간판 내부에 문제가 생긴 것이며, 섬유륜 파열이라는 것은 추간판(디스크) 의 안쪽 수핵을 감싸는 질긴 구조물이 찢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계와 마찬가지로 모든 우리 몸의 관절은 무리한 힘이 가해진 채 많이 쓰면 닳거나 망가진다. 척추 뼈와 디스크도 예외는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에 주름이 생기듯이 척추도 퇴행성 변화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퇴행성 변화 자체가 질병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퇴행성 변화로 추간판 내부 수핵에서는 수분이 빠져나가고, 수핵을 감싸는 섬유륜은 그 탄력을 잃어간다.

결국 이러한 변성은 척추로 전달되는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통증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그러한 퇴행성 변화 과정에서 디스크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디스크 유발성 통증 또한 굉장히 심한 편이다. 내부 압력을 버텨내야 하는 섬유륜이 파열되기도 하는데, 이 또한 급성의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주변의 만성적인 염증반응을 일으켜 지속적인 만성 요통의 원인이 된다.

추간판 내장증이나 섬유륜 파열 환자는 일반적인 X-선 검사나 CT 검사에서는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단을 놓치기 쉽고, 때로는 꾀병으로 오인 받기도 한다. 척추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병원이 아닌 경우에는 MRI 를 찍고도 이러한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면, 치료를 시작해야 되는데, 크게 비수술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이 있다.

비수술적 요법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디스크 자체를 고칠 수는 없으나, 신경주변의 염증을 다스려 통증을 경감시키는 방법들이다. 단순 신경차단술이 있고, 최근에 각광 받는 신경성형술이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인데, 신경 성형술이라는 것은 가느다란 관을 꼬리뼈 쪽으로 삽입하여 염증이 분포하는 신경에 직접적으로 유착을 풀어주고, 염증을 씻어내며, 항염증제를 뿌려주는 시술이다.

또한 일부 전문병원에서는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내시경으로 섬유륜이 파열된 부위를 수리하고, 압력이 올라가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를 일부 절제하여 통증을 경감시키는 좀더 근치적인 치료법이다.

수술적 요법은 통증을 유발하는 디스크를 확인하고, 그 디스크 자체를 수술로 없애는 방법이다.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법에 따라서 후방 접근방법과, 배쪽을 통한 전방 접근 방법이 있는데, 전방 접근 방법은 일부 전문병원에서만 가능하지만, 수술 후 회복 및 예후는 후방 접근방법보다 좋은 편이다.

만성 요통을 방치하면 우울증에 빠지거나,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나와 있으므로, 오랫동안 요통에 시달린 사람이라면 반드시 허리 MRI를 시행하여 진단을 명확히 하고, 이후 척추 전문의에게 각자 상태에 꼭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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