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지금의 이 선수들이 앞으로 세계무대를 주름잡을 ‘제2의 호나우지뉴나 호날두’가 될 수도 있다. 세계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예비스타들의 산실, 2007 FIFA(국제축구연맹) 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개막이 드디어 코앞으로 다가왔다.

총 24개국이 6개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U-17 월드컵은, 오는 18일 수원에서 홈팀 한국과 지난 대회 개최국 페루, 제주 서귀포에서 열리는 북한과 잉글랜드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9월9일까지 약 20여 일간의 대장정을 치르게 된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안방의 우위를 등에 업고 사상 첫 4강행에 도전한다. 지난 2005 페루대회에서 첫 출전하여 8강에 오른 북한도 이번 대회에서는 목표를 한 단계 올리며 사상 첫 남북축구의 동반 4강행도 가능할 전망.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U-17 대회에서 한국의 역대 성적은 다소 초라하다. 본선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불과 3번째에 지나지 않고, 지난 87년 2회 대회 당시 8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 7월 캐나다 열린 U-20 청소년 월드컵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간 U-17 대회에 대한 인지도 자체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모처럼 안방에서 열리는 축구축제를 앞두고 한국은 일찌감치 청소년대표팀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박경훈호’는 이미 지난 2005년부터 U-17 대회를 목표로 유망주들을 소집하여 장기간 체계적인 훈련과 국제대회 경험을 거치며 조직력을 가다듬어왔다. 가히 2002년 월드컵 당시 성인대표팀에 뒤지지 않는 준비기간과 투자다.

뛰어난 스타는 없지만 조직력과 세트플레이만큼은 세계 어떤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 조 추첨에서도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는 페루, 코스타리카, 토고와 함께 A조에 배속되며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피하는 행운이 따랐다. 대표팀은 이미 토너먼트에서 격돌한 상대팀에 관한 ‘예상 시뮬레이션‘도 모두 마쳐놓은 상태.

한국의 입장에서는 조별리그 첫 상대인 18일 페루와의 개막전이 16강 진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회 개최국이기도 한 페루는 안방에서 열린 2005년 대회에 1무 2패로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으며,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는 남미 4위로 본선행 막차에 합류했다.

지역예선을 통과한 본선진출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1승 제물’로 평가받지만, 예선에서 2005년 대회 챔피언이었던 브라질과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무시할 수 없는 잠재력도 보여줬다.

한국은 공수의 핵심을 이루는 공격형 미드필더 윤빛가람(부경고)을 비롯하여 배천석(포철공고), 주성환(광양제철고)과 설재문(태성고) 등을 앞세워 조별리그 1위통과를 노리고 있다. 조별리그는 총 24개 팀이 6개조로 나눠 각 조 1, 2위 팀이 16강에 직행하고 3위 팀 중 와일드카드 4팀이 합류해 토너먼트로 우승을 가린다.

이번 대회는 역시 ‘축구 최강국’답게 지난 대회 챔프이자 역대 최다 우승국(3회)인 브라질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스페인 같은 전통의 강호들도 모두 우세한 평가를 받고 있는 팀들. 복병으로는 아프리카 최강 나이지리아와 ‘축구종갗 잉글랜드 등이 꼽히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처녀 출전국이 무려 7개팀(잉글랜드, 벨기에, 시리아, 타지키스탄, 토고 아이티, 온두라스)이나 된다. 어린 선수들의 특성상 기복이 심하고 경기외적인 변수에 민감한 만큼 예측불허의 양상이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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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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