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기억할 때 흔히 '희야', '마지막 콘서트'로 부른다. 그리고 '부활'이라고도 부른다. 요즘 젊은층에게는 '네버엔딩 스토리'로 그를 각인시켰다. 이어지는 '긴하루', '소리쳐'는 그를 다시 부활시켰다.

▲ 9집 앨범 '사랑한다'로 돌아온 이승철

잊을 수 없는 그가 돌아와서 던진 말이 놀랍다. 그의 말이 엄살 같지 않다. 여유가 있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음반시장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수 이승철을 만났다.

요즘 젊은층의 인기지지도가 높은 가수 이승철이 9집 앨범 '사랑한다'를 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17일 그의 스튜디오에서 가진 편한 대화 시간에서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침체된 음반시장에 그도 움츠려 들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날 이승철은 앨범 수록곡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 모습이 평화로우면서 안정됐다. 그리고 푸근함과 온화함이 깃들어 있으면서 정이 많이 담긴 앨범임을 짐작케 했다.

▲ 딸 아이의 'Hi dad'라는 말에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이승철

이번 9집 앨범으로 활동을 재개하는 이승철은 딸에게 큰 힘을 얻었다. 아빠의 정을 느끼게 하는 문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얼마전 그의 딸이 학교에서 "Hi dad"라는 문자를 통해 아빠라는 말을 처음 들었기에 저 밑에서 올라오는 가슴 뭉클함을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이 말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를 행복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나게 했나보다. 은근히 자랑하는 철부지 없는 아빠의 모습을 보였다고 할까.

그는 모녀가 자신의 전 앨범 가운데 '하얀새'를 가장 좋아한다며 너스레를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앨범에서 딸아이가 '프러포즈'를 제일 좋아한다고 웃음이 귓가에 걸렸다.

▲ 9집 앨범곡을 들려주며 눈을 감고 있는 이승철

그가 추천하는 곡목은 팬클럽이 뽑아준 '사랑한다'와 그가 좋아하는 '하고 싶은 말'. '사랑한다'는 한번 들으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리듬으로 후렴구의 멜로디는 입에서 계속 옹알거리게 한다. '하고 싶은 말'은 은은히 들려주는 섹스폰 연주가 일품이다. 여성분들이 좋아 할 곡이라고 추천했다.

9집 앨범에서 많이 느껴지는 것은 노래의 운율이 더 깊어졌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 이날 스튜디오에서 들은 곡들은 하나같이 감미로왔다.

이승철 곡 중 '작은평화'가 있다. '눈감은 너의 이마 위에 부드런 입맞춤하면 잠깨는 그대의 몸짓 닫힌 커튼을 젖히고 바라본 새벽하늘엔 햇살이 내려앉았네'라는 노랫말이 이날 본 그의 모습이었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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