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기형도문학관이 개관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광명문화재단이 개관식 진행에 있어서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가운데 의전이 엉망진창인 것은 물론 폐쇄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광명문화재단이 1년 8개월의 준비 끝에 지난 4월 14일 출범식을 갖고 7개월째다. 출범후 문화재단이라는 이름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비춰지는 모습은 기형도문학관 개관식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개관식과 관련해 진행을 맡은 광명문화재단 관계자들은 기본 참석자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기형도의 어머니, 누나 등이 참석했지만 이들이 누구인지 어디에 앉아 있는지 전혀 파악이 안됐다.

이들이 준비한 의전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엉망진창 수준을 보였다. 기형도문학관을 개관하면서 기형도 가족이 참석했음에도 이들이 아닌 정치인 중심으로 자리를 배치했다. 가족을 앞이 아닌 정치인 뒷자리에 앉도록 해 행사의 주인공이 기형도가 아닌 정치인이 된 것이다.

꼴불견은 참석 내빈 소개에서 치부를 보였다. 양기대 시장, 김익찬 시의장, 가족을 소개한 후 통장협의회장, 누리복지협의체위원장, 바르게살기위원장, 주민자치위원장 등의 이름을 호명하더니 시의원과 국회의원을 소개한 것도 모자라 소설가, 교수, 시인, 가수 등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을 일일이 소개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광명문화재단의 졸속 준비가 밝혀진 것은 단체장의 지위조차 파악하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수준을 방불케 했다. 바르게살기운동 광명시협의회장이 참석했지만 소개를 하지 않고 지역위원장을 소개하는 행태를 보인 것.

특히 재단측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개념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형도 시인의 후배, 대학 은사, 출판사 대표, 소설가 등의 이름은 거론하면서도 중요한 어머니, 누나에 대해서는 일체 밝히지 않았다. 단지 시인의 유족이라고 한 것이 전부다. 가족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즉 가족을 뒷전으로 하고 개인 관계를 맺었던 인물을 중요시 한 것.

이날 재단측의 이러한 졸속 진행을 본 일부 참석자들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자리를 떠야만 했다. 한 관계자는 "어떻게 이 정도로 의전을 하는지 창피하다.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은 처음 본다. 기본이 없는 사람들이 행사를 준비해 망신을 준 꼴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광명문화재단이 폐쇄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기형도문학관 개관식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광명문화재단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오늘처럼 중요한 행사는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하는데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초청장을 받고 왔는데 얻어가는 정보는 없고 들러리를 선 느낌이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정민 기자  com4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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