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생소한 그가 일을 저질렀다.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지키기 위한 정신과 사랑하는 마음이 끓어 올랐다. 디자이너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굳게 믿고 '독도 청바지'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디자이너 빅터리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와 용산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훤칠한 키, 무뚝뚝해 보이는 표정에 선그라스를 끼고 나타난 그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큼직한 손으로 악수를 청했다. 디자이너의 손이라고 믿기 힘들었다. 디자이너하면 떠오르는 섬세한 모습이 아니라서 그런것 같다.

▲ 3.1 운동에 대해 말하는 도중 표정이 굳어진 디자이너 '빅터 리'

디자이너 빅터 리는 독도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억눌렸던 무언가의 표출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것은 그의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국사책에서 3.1운동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아닌 각주를 통해서 일제시대때 아우내 장터에서 양민들이 많이 사망했다고 짧게 적은 것을 보고 화가 났다고 한다. 그때 혼내줘야 한다는 생각이 깊게 자리를 했다.

그리고 얼마전 일본이 독도에 대해 또다시 도발하는 발언에 참을 수 없어 '독도 청바지'를 만들기로 결심을 굳혔다는 것. 잠재된 고등학교 기억이 용트림을 한 것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군 제대후 일본 첫 여행을 전투화(군화)를 신고 공항에 내려서면서 퍼포먼스를 했다. 즉, 전투화로 일본을 밟고 올라서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메이지 청궁 앞을 바라보면서 한국의 예비군이 전투화를 신고 바라보고 있으니 잘 보라고 말을 했다. 이것은 그의 민족관이 담긴 굳은 표현이다.

▲ 제대후 일본 첫 여행에서 전투화(군화)를 신고 그 땅을 밟고 서 있다는 얘기를 하는 디자이너 '빅터 리'

그는 독도 청바지를 디자인하고 출시하는 것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그냥 자신의 신념으로 묵묵히 추진했다. 이런 그에게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도 반신반의 했다. 이들이 처음 "이게 뭐야?"라고 했다가 동참을 하게 됐다.

빅터 리의 의미가 담긴 설명을 듣고 모두 흔쾌히 수락한 것이다. 그들은 공장사장, 패턴사, 자수, 미싱사, 모델, 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도 청바지'에 뛰어들었다.

이렇듯 '독도 청바지'에 대한 일을 진행하면서 꼭 밝혀두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옷에 대해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고 싶었다"며 "디자이너로서 역사에 참여한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했다.

▲ 독도 청바지에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고 싶었다고 말하는 디자이너 '빅터 리'

이런 그의 '독도 청바지'에 새로운 모델이 발탁됐다. 국내에서 알려진 모델이 아니다. 전혀 낯설은 얼굴이다. 이것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신인을 선택했단다. 신인 금성아가 주인공이다.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그녀는 빅터 리의 설명을 듣고 흔쾌히 모델이 됐다고 한다.

한편 빅터 리의 '독도 청바지'에는 콩나물이라는 이름이 새겨 있다. 그의 브랜드다. 여기에도 숨은 뜻이 담겨 있다. 콩나물은 혼자서는 자라지 못한다. 서로 어울려서 매일 새로운 물을 줘야 함께 성장한다. 그래서 콩나물에는 변화, 행복, 조화, 유행 등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부여되는 의미가 단결력이다.

빅터 리는 "'독도 청바지'는 여성용을 먼저 출시하고 다음에 남성용 그리고 토탈 브랜드화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이라며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독도 청바지'를 자연스럽게 입고 독도가 우리나라 땅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민 기자  com4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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