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자생각
[눈엣가시]폐지 줍는 노인 vs 폐지 수거 어르신

광명시(시장 박승원)가 얼마전 "재활용품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이른바 ‘폐지 줍는 노인’에 대한 특화된 지원대책을 마련키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훈훈함이 묻어나는 내용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표현에 있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최근 진행된 '시민과의 대화'에서 박승원 시장은 "폐지를 수거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을 했다.

담당부서에서 배포된 보도자료에서는 '폐지 줍는 노인'인 반면 박승원 시장은 '폐지를 수거하는 어르신'이라고 표현을 했다. 시장은 폐지를 수거하는 어르신이라는 표현을 하며 존중과 공경은 물론 배려가 담겨 있는 마음을 전했지만 담당부서는 폐지 줍는 노인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건드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보도자료를 배포한 부서는 어르신복지과다. 이전의 명칭은 노인복지과였다. 언젠가부터 노인에 대한 사회적 현상은 거부감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나온 것이 노인에 대한 폄하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가 됐다. 이러한 현상에 광명시는 부서 이름을 '어르신복지과'로 변경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어르신복지과는 부서에서 사용되는 어르신이라는 표현이 아닌 노인을 사용했다. 일상적인 표현에서는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폐지 줍는 노인'이라는 표현을 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회적 약자라는 것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그들을 빈곤의 대상자라고 지목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복지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약자들에게 아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광명시 어르신복지과는 이를 외면하고 오히려 그들을 돕는다는 의미로 표현을 신중하게 선택하지 않고 가볍게 사용하고 말았다.

이와관련 담당부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눴지만 표현에 대한 변경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줘 실망감을 안겼다. 시장은 노인에 대한 표현을 배려를 담고 있지만 담당부서는 노인에 대한 배려는 눈꼽 만큼도 없어 보인다.

'폐지 줍는 노인'이 주는 의미와 '폐지 수거 어르신'이 주는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앞의 표현은 사회적 약자를 비아냥의 대상이 되게 만들지만 뒤의 표현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면서 이들에 대한 배려심을 갖게 한다. 동정심이 아닌 것이다.

이번 표현으로 담당부서와 대화를 나누면서 공무원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철밥통'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 말은 공무원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지 기자는 사용할 수 밖에 없다. 표현을 바꾸면 좋아지는 내용의 보도자료라고 설득을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정민 기자  com423@daum.net

<저작권자 © 미디어광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