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곡, 대목장, 매사냥 등 3건이 16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은 총 11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2009년 40건의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으나, 유네스코의 업무과중으로 2010년에는 이 중 3건만 심사대상이 되어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 모두 등재됐다.

▲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 가곡. 보유자 조순자씨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문화재청)

가곡은 조선시대 꽃피었던 문화로 판소리, 민요, 잡가와 구분되는 정가(正歌)이며 성악곡이다. 시조의 시를 관현반주에 얹어 부르는 우리의 전통음악으로, 선조의 얼, 민족의 풍류와 시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 창자(唱子)와 청자(聽子)가 서로 즐길 수 있는 노래로 발전해 온 가곡의 사례는 여타의 예능분야에도 모범적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대목장. 광화문 치목 조립과정.(사진=문화재청)

대목장은 목수 중에서 궁궐이나 불전 또는 가옥을 짓는 건축과 관계된 일을 하는 장인으로, 오늘날의 건축가를 일컫는 전통적 명칭이다. 대목장의 등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기능 분야 등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시대적 변화와 유행에 밀려 위기에 처한 대목장 기능과 대목장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유산인 창덕궁이나 최근의 광화문과 숭례문 복원이 대목장의 지휘 하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목장의 등재가 뜻 깊다.

▲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매 사냥. 한국, 아랍에미리트, 벨기에, 프랑스, 몽골 등 11개국이 공동으로 등재한 유산으로, 국제적 협력이 돋보인다.(사진=문화재청)

매사냥은 야생의 맹금류가 날짐승이나 길짐승을 사냥하는 습성을, 사람이 착안해 맹금을 잡아 사냥에 이용하는 것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수렵술 가운데 하나다. 특히 매사냥은 한국, 아랍에미리트, 벨기에, 프랑스, 몽골 등 11개국이 공동으로 등재한 유산으로, 국제적 협력이 돋보이는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전까지 문화적 전통을 공유하는 인접국 간의 공동등재는 몇 차례 있어 왔지만, 매사냥과 같이 동서양의 여러 문화권을 아우르는 공동등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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