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양기대 시장)가 광명8경을 선정하고 선포식을 가졌다고 한다. 지난 4월 시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을 실시한 바 있다. 다행히 관광지를 선정해 광명시민 및 외부에 홍보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선정된 광명8경은 현재 문제점을 많이 갖고 있어 제대로 파악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시민들이 직접 현장을 다녀온 의견이 수렴됐는지 알 수 없다. 단지 투표를 통해 선정된 것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광명8경을 지정한 것은 눈에 보여지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 KTX광명역이 광명8경에 들어간 자체가 정책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은 2009년 자료다. 주변에는 현재도 주차장외에는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객관성을 찾을 수 없는 대표적인 사례다.

먼저 제2경 'KTX광명역의 낮과 밤'이다. 이곳은 볼거리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주변에는 온통 주차장만 들어서 있다. 선정배경이 아마도 KTX광명역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정책적인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볼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며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없는 이곳이 광명8경에 선정됐다는 것은 시민들을 납득시키기 힘들다.

▲ 안터생태공원은 도심속에 위치한 습지 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정보가 없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둘러보는 소요시간이 30분도 안된다고 한다.

다음은 제3경 '안터생태공원'이다. 안터생태공원은 본지가 부실시공을 지적했던 곳이다. 이곳은 멸종위기동식물 1급에 해당하는 금개구리 서식지라는 곳이 주목을 끄는 곳이다. 안터생태공원을 찾은 일반인들은 한 번 방문한 후 혀를 끌끌차며 돌아간다. 볼거리도 없고 정보도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다. 둘러보는 시간은 30분도 안걸린다. 머무는 시간이 짧아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이다. 인근에 있는 광명실내체육관과 가림산 둘레길 즉, '안터생태공원과 가림산 둘레길' 처럼 함께 넣었다면 괜찮았을 수도 있다.

▲ 가학광산 동굴 입구. 주변 어떠한 것도 개발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의 장소를 광명8경으로 선정했다는 것은 정책적 홍보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선정의 문제점이 급했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 있다. 제5경 '가학광산'이다. 이곳은 폐광산을 이용한 관광개발을 하겠다며 올초 동굴을 시에서 구매했다. 개발이 되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린다고 할 수 있다. 개발도 안된 이곳을 선정했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현재 교통편도 없는 가학광산은 주변에 어떤 시설도 갖추고 있지 않다. 시민들과 방문객들이 찾았을 때 최소한 먹거리와 볼거리 및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것이 없는 곳을 선정했다는 것이 정책적 수단에 의한 홍보라고 할 수 있다.

▲ 뉴타운으로 인해 광명재래시장은 존폐위기에 놓여 있다. 이런 현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광명8경 선정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번 광명8경에 선정된 곳 중 가장 문제점을 안고 있는 곳이 제6경에 선정된 '광명재래시장'이다. 광명재래시장은 뉴타운 지역으로 묶여 지금의 모습으로 유지할 수 없는 곳이다. 또한 시 관계자들은 이곳을 지하시장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전통시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없애려고 하는 인상을 준 상태에서 지정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전통시장으로 등록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의지가 없는 시 관계자들이 광명8경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광명한내천이라는 이름을 갖게된 소하대교 공사현장이다. 윗 부분에서 내려오는 물이 여름에도 차갑다고 해서 한내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곳은 금천구와 구로구가 연관돼 있다.

제8경에 선정된 '광명한내'도 문제가 있다. 광명한내는 소하대교에서 흐르는 한내천의 이름을 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선정된 광명한내는 한내천의 작은 지역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아니라면 소하대교부터 구일역까지 가는 안양천을 가리키는 것일 것이다. 광명시는 이 구간을 광명한내천이라고 한 바 있다. 문제는 이곳이 금천구와 구로구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구간은 형편없이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이 지적한 곳이기도 하다. 장마가 시작되면 불안한 곳이기도 한 광명한내는 집중호우로 주변경관이 훼손되기 일쑤다. 이때 흙탕물이 훑고 지나간 모습은 정화되는 시간이 짧지 않다.

이처럼 문제점을 안고 있는 광명8경은 광명시에서 가볼만한 명소라는 이름으로 지정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광명8경 선정은 형식적으로 내세우기 위한 탁상행정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광명을 대표하는 8경을 선정하는데 시 관계자들은 어디어디 괜찮더라는 정보와 그정도면 괜찮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장소들을 올려놓고 선택만 하게 했다. 직접방문해서 현장 사진과 주변 정보, 올려놓은 장소들의 특징은 물론 좋은점과 나쁜점을 함께 알렸다면 시민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광명8경은 한마디로 말해 정책8경이라고 하면 어울릴 것 같다.

이정민 기자  com42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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